아름다운 5월에


들에 핀 한 떨기 꽃에 발걸음을 멈춘 적이 있는가? 그 처연한 아름다움에 숨이 멎고, 왠지
모를 슬픔으로 영혼의 어루만짐을 맛본 적이 있는가? 꽃 이름은 몰라도 좋다. 그냥 느끼고,
마냥 좋으면 된다. 그 느낌으로 사물을 다시 보게 되고, 그 감동으로 사람을 대하게 되었다면
족하다. 아름다운 5월을 다시 그렇게 맞이하고 싶다.


누구에게나 온몸으로 들었던 음악이 있을 테다. 나에게는 프리츠 분더리히가 부른 ‘시인의
사랑’이 그랬다. “Im Wundenrschönen Monat Mai”, 아름다운 5월을 노래하며 시작하는
슈만의 연가곡. 온종일 그 노래를 들었고, 삭막한 내 감성은 그때부터 조금씩 깨어났다. 거기
서 출발하여 독일가곡과 오페라 아리아의 세계를 기웃거렸던 내 젊은 한 때. 한 곡의 음악을
만나서 감동하고 이해하는 것, 그것은 삶의 지평을 넓혀주고 인생을 기름지게 하는 축복이다.


한 송이 꽃이 그럴진대, 한 곡의 음악이 그럴진대, 사람은 어떠할까? 한 사람을 이해하는 것은
세상을 다시 보는 것이다. 아니, 세상을 다 얻는 것이다. 예수님은 한 사람이 천하보다 귀하다고
하시지 않으셨는가. 한 사람의 존재는 반드시 누군가에 의해 이해 받아야 하고, 누군가의 사랑을
받아야 한다. 누군가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게 되는 것은 주식시장을 이해하는 것보다,
전문가적 식견을 얻는 것보다, 인간시장의 법칙을 파악하는 것보다 더 숭고하다, 더 아름답다,
더 영적이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이 5월에 마음을 활짝 열고 한 사람에게 다가서 보자. 가정의 달이니 부모님은
어떨까? 좀 어려웠던 친구라도 좋다. 회사 동료도 괜찮다. 다른 목적이 아니라 그 사람 자체를 온전
히 이해하기 위하여 다가가 보자. 그를 더 깊이 알게 된다면, 그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하게 된다면,
이 5월의 아름다움은 그대 것이다.


안도현의 시, ‘너에게 묻는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4/22/2007 정주성목사)